2023.03.14 - [기타/정보글] - 옛날부터 지금까지 회사 면접 본 기억 정리 - [1. LG화학 편]
옛날부터 지금까지 회사 면접 본 기억 정리 - [1. LG화학 편]
때는 2017 년 여름~가을 쯤이였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 학생이였을 때였는데요. 그래도 꼴에 한국에서 이름 좀 알아주는 대학 나왔다고, 아무런 취업 준비도 없이 취업판에 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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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경험과 동일한 시기에 저는 또 다른 대기업에 면접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취준생들이 선망하는 1위 기업, 삼성전자 입니다.
2017년 8 월인가? 그때 저는 삼성전자 신입 채용 공고를 확인했었습니다. 마감 2~3주 남았을 때였는데, 공고를 보니 OPIC 시험 점수가 필요했었습니다. 헐... 토익은 본적 있었는데 OPIC은 또 뭐람? 영어회화 시험? 토스(토익스피킹)이랑 다른건가? 그나저나 지금 보면 마감 전까지 시험결과를 받을 수 있는건가? 등등 오만 생각이 들면서, 저는 삼성전자 입사지원을 위해 OPIC시험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LG화학 면접에서 영어면접의 아픈 기억이 있었지만... 어쩌겠나요, 그래도 OPIC만 보면 면접 때 영어면접은 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OPIC은 삼성 멀티캠퍼스에서 운영 및 주관하는 시험이라 삼성전자 채용 일정 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장 그 주 목요일에 보는 시험을 보면 채용 마감 2~3일 전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여 거의 준비도 못하고 시험을 봤던 것 같았습니다.
1. OPIC 시험
OPIC 시험은 서울 무슨무슨 시험센터에서 봤었습니다. 흔히 중고등학교 때 컴퓨터실 같은 곳에서 응시를 했고, 각 자리에 앉아 헤드셋을 착용한 뒤 감독관과 컴퓨터 프로그램의 지시에 따라 주변 사람 신경쓰지 않고 각자가 질문에 대한 응답을 하면 되는 그런 시험이였습니다. 시험을 응시하기 전에 자신에 대한 간단한 인적사항과 취미를 여러 선택지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는데, 선택결과에 따라 면접 질문이 달라져서 나옵니다. 이후 아래와 같이 면접관 '에바' 가 제가 선택한 내용을 토대로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저는 혼자서 그 질문에 대해 떠들면 되는 구조였습니다.
문제 하나하나마다 시간제한은 없었으나, 총 시험응시시간은 제한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한 문제에 대해서 너무 완벽하게 대답하려고 하면 뒤에 나올 질문에 대해서 그냥 한 마디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에 딱 그래서 뒤에 2~3문제는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나왔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때 참 어려운 질문이 몇 개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너가 새 아파트 입주민인데,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모르는 상태이다. 그때 너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 같니?' 라던가, '요즘에는 자전거 중에서 전기자전거가 있는데, 일반적인 자전거와 전기자전거의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겠니?' 라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분리수거' 질문의 경우에는 '관리아저씨한테 물어볼 것 같은데?' 라고 대답하고 싶었는데, 관리아저씨가 영어로 뭔지 몰라 횡설수설했었습니다. '자전거'질문에는 나름 이과생이여서 잘 대답해준 것 같았구요.
시험응시하고 나서 몇일 기다리니 시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IM2 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최소 IH는 나올 줄 알았는데, 제 형편없는 영어커뮤니케이션 스킬에 좌절했었습니다. 하긴, 한국어로 시험봤어도 IM2나왔을 거에요. 다행히 제가 지원할 연구개발직무에서는 IL(IM보다 한 단계 낮음)까지만 받아서 지원자격이 됐었기에, 시험결과를 받고 나서 저는 또 부랴부랴 삼성전자 자소서를 썼습니다.
2. 자기소개서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지원동기, 내가 뭘 해왔는지(역량어필),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항목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과 함께 내용을 작성하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가장 마지막 질문(시사이슈)에 대해서는 그때 당시 논란이되고 있었던 '한의사의 진단의료기기 사용 (초음파, X-RAY 등) 관련한 의료법 위반 이슈'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했었습니다. 제 딴에는 나름 참신하다고 생각해서 썼었어요. 왜냐면 삼성전자에는 의료기기사업부가 있었고, 저도 거기에서 일하고 싶었었거든요. 어찌저찌 자소서를 작성하고 제출을 했었습니다. 결과는 서류합격이였습니다. 저는 또 부랴부랴 삼성인적성시험(GSAT)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3. 인적성시험
대략 2~3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정확히 아래의 책으로 준비를 했었습니다. 문제는 전부 다 풀어보고 간 것 같아요.
삼성인적성시험은 서울의 무슨 중학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보통 국가자격증시험이나 토익시험같은 것들이 그렇게 진행되는데, 채용시험이 이렇게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처음 경험해봤습니다. 시험장에는 멀끔한 차림의 삼성맨 아저씨가 감독관을 하고 계셨습니다. 시험시간은 대략 한 2시간정도 본 것 같고, 그다지 시험을 보면서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일반 시험 느낌..? 다만 문제들이 약간 제 IQ를 테스트하는 문제들이라는 점? 빼고는 평범한 시험 고사장 분위기였습니다. 열심히 인적성 문제를 풀고 몇 주 뒤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다행이 인적성 시험을 통과하여 최종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4. 최종면접
삼성전자 신입사원 공채 최종면접은 저에게 정말 특별하고 신선한 경험이였습니다. 우선 면접안내 내용을 받아보니 정장차림으로 입고 오라고 했는데, 면접 장소가 경기도 수원 소재의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이였는데, 보통 서울에서 구직자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서울 특정 장소에 면접자들을 오라고 한 뒤 그 곳에서 버스로 일괄적으로 태워서 면접장으로 보내는 그런 시스템이였습니다. 면접 시작 시간이 9시였는데, 오전 5시였나 6시였나 그때까지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역 앞으로 오라고 안내받았습니다. 그 시간대에는 보통 지하철이나 버스가 운행을 안했었기 때문에 저는 그냥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장소에 가니 정장차림의 사람들이 꽤 보이더라구요. 다 저의 경쟁자들이였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어디서 관광버스 한 대가 나타났습니다. 관광버스 안에서 정장차림의 삼성직원이 내리더니 면접자들보고 탑승하라고 하였습니다. 버스 실내는 굉장히 어두웠고, 커튼이 쳐져있었습니다. 옛날에 훈련소 수료하고 자대로 이동할 때의 그 버스 안 느낌이 났습니다. 한 시간 반내지 두 시간 정도 지나니 벌써 면접장소에 도착해있었습니다. 건물 하나는 진짜 끝내주더라구요. 근데 면접장 근처에서 휴대폰 사용이 금지였기에 사진이나 이런 것들은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면접 과정에 대한 사소하고 디테일한 내용까지는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과정이나 쪽팔렸던 경험을 위주로 얘기를 이어가볼까 합니다.
삼성전자 면접과정은 딱 하루에 기술면접, 인성검사, 창의성면접, 임원면접을 전부 진행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각 면접을 보고 조금 쉬었다가 또 다른 면접 보러 이동하고 하면 거의 저녁시간이 다 되어버립니다.
4.1 기술면접
우선 저는 연구개발직무로 지원을 했으니 기술면접을 봤었는데, 문제 항목들이 상당히 어려웠었습니다. 전자공학쪽 전공을 한 사람이면 쉽게 풀 수 있었겠지만, 저는 의공학을 전공했고 전자공학은 딱 1학기만 짧게 배워서 문제를 거의 풀지 못했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우선 풀고 기술면접 때 면접관들 앞에서 설명하면 됐었는데, 잘 모르니 횡설수설하고 설명을 잘 못했었습니다. 면접관들은 저희 개소리에 침착하게 다 들어주셨고, 이후에는 대학교 전공때 해본 프로젝트나 과제같은게 뭐가 있는지 물어봤었습니다. 하지만 면접관들을 만족시키에는 불충분했었던 것 같았습니다.
4.2 임원면접
임원면접에서는 평이한 인성면접이였습니다. 면접관분들은 삼성전자에서 부장 이상의 직급이신 분들로 계셨습니다. 면접관분들은 학창시절에는 뭐 특별한 활동같은 것들을 했는지? 성격은 어떤지, 이런 것들을 저에게 질문해주셨습니다. 크게 특별한 부분은 없어서 면접질문 중에 기억이 남는 것은 없었습니다. 면접을 보고 난 뒤 점심식사시간이 있었는데, 인재개발원 직원식당에서 아주 맛있는 식사를 먹었습니다. 심지어 식사 종류도 되게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가격또한 엄청 저렴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면접 본 사람들은 무료로 점심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그래서 '아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4.3 창의성 면접
점심식사가 끝난 이후의 일정은 창의성면접이였습니다. 창의성면접에서는 주어진 키워드와 주제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주장을 면접관에게 설명하면 되는 것이였습니다. 의외로 제 주장을 잘 펼쳤었는데, 면접관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똘똘님은 혹시 살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에...저는 극한의 ISTJ 유형이라서 창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였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없는데요?' 할 수가 없어서 머리를 쥐어 짜내어 그마나 있던 일말의 창의성을 발휘해 대답(거짓말)을 했었습니다.
'아, 넵! 제가 학교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는데요. 기차나 지하철을 타면 여러 정류장을 거쳐가게 되는데, 이때마다 가다 서다 해야하는 구간이 있어서 의외로 정체되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차가 중간중간에 정차하는 것을 피하고 사람들을 해당 정류장에 내려주기 위해서 기차 각 좌석들이 캡슐형태로 되어 있어 정류장에 내려야 하는 사람들이 하차하고 싶으면 기차에서 캡슐이 발사돼서 정류장에 자연스럽게 그 캡슐들이 이동하여 멈출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쓰면서도 오그라들고 완전 황당한 답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ㅎㅎ, 어쨋든 그때 당시에는 저렇게 대답하고, 면접관들도 제 답변에 상당히 당황스러운 표정이였다는 것이 기억이 나네요.
창의성 면접을 시원하게 똥볼을 차고 나니 집에 갈 시간이였습니다. 창의성면접을 마치고 면접이 종료될 때까지 시간이 꽤 남았었는데, 속이 후련한 나머지 대기장소에서 음료와 커피, 물을 잔뜩 마셨습니다. 근데 제 욕심이 이후에 화를 불러왔습니다.면접비를 3만원인가 5만원인가 받은 기억이 나고, 집에 갈때는 집에서 올 때와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서울 각 지역을 들르면서 사람들을 내려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버스에 탑승하면서 '올때 대충 한시간 반정도 걸렸으니 갈때도 한시간 반 정도 걸리겠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용인에서 버스가 출발하고 한 시간쯤 지났을 때쯤 저는 '음 서울에 거의 다 왔겠다' 하고 봤는데, 아직도 서울은 수십km 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밖을 보니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퇴근시간에 차가 막힐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이였습니다. 하필 그때 아까 마셨던 쥬스와 커피가 방광을 타고 물밀듯이 밀려오는 것이였습니다. 이대로라면 최악의 경우 도착까지 두 시간은 더 갔었어야 했는데요, 버스 안에는 저 말고 20~30명 정도의 면접자들이 같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마음의 평정심을 찾고 배뇨욕구를 참을 수 있어서 일단은 참아보기로 했습니다.
버스가 출발한 지 1시간 30~40분이 지났는데도 아직 서울 근교도 가지 못한 상황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마신 액체들로 인해 누액이 발생하기 직전의 일촉즉발의 상황이였습니다. 저는 너무 급한 나머지 버스 안에 있는 인솔자(삼성전자 직원, 여성) 분에게 제 요구사항을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중간에 화장실을 좀 갈 수 있을까요....?
인솔자분은 굉장히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난처해 하셨습니다. 고속도로 한복판이라서 정차할 수가 없었고, 휴게소를 들릴 수 없는 상황이였거든요. 인솔자분이 버스기사선생님에게 한 번 말씀드려본다고 했습니다. 근데 기사선생님은 큰 목소리로
화장실!? 아이고 어뜩하나... 여기서 뭐 중간에 설수도 없고 휴게소도 없는데...일단 조금만 참아봐요!
,라고 말씀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눈물을 머금고 참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쯤 참고 나니 거의 해탈을 해서 어떻게 참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서울에 거의 다 도착을 했고, 서울 인근 경기지역(분당)에 한 번 정차해서 그 지역사람들을 내려줬던 것 같았습니다. 근데 거기서 기사선생님이 갑자기
아까 화장실 가고 싶다고 했던 학생! 여기 화장실은 없는데 정 급하면 저기 내려서 안보이는 풀 숲에서 볼일 보고와요!
이러시는 겁니다. 버스 안에 여성분들도 많이 있었는데, 저보고 정 급하면 노상까고 오라고 하시길래...'괜찮아요 조금만 더 참을게요 감사합니다 ㅎㅎ' 라고 하고 그냥 참았습니다.
그렇게 참고 참고 나니 한 저녁 7시쯤에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대략 4시쯤 출발했으니 3시간동안 버스에서 사투를 벌인 꼴이 되었네요. 다행이 누액은 발생하지 않아 제 체면은 완전히 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후다닥 버스에서 하차하여 종합운동장역 화장실에서 회포를 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몇 주 뒤 발표된 면접결과는 탈락이였습니다. 조금 준비를 더 해갈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는 또 다시 구직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뒤늦게 안 사실이였는데, 삼성전자에서는 의료기기사업부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의료기기 사업부에 지원하려고 간거였고 면접 볼 때도 그 점을 어필했었는데... 한 마디로 뻘짓하고 왔었습니다 ㅎㅎ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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