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인허가/경험담

의료기기 RA 취업경험 3 - 컨설팅회사 B (인턴)

똘똘한김똘똘 2022. 4. 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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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3 - [의료기기 인허가/경험담] - 의료기기 인허가/경험담의료기기 RA 취업경험 2 - 컨설팅회사(인턴)

 

의료기기 인허가/경험담의료기기 RA 취업경험 2 - 컨설팅회사(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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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회사에서 일했을 당시 자리 모습. 한창 RA자격증 공부 중이여서 RA 2급 책을 보고있었는 듯 하다.

 

 

의료기기 인허가 컨설팅회사를 4월부터 출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당시 내 스스로 어느정도 풍족하게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즐겁게 출근했습니다. 회사에 처음 갔을 때에는 나 말고도 2명의 직원들이 함께 신입직원으로 입사하였습니다. 일주일 후에는 다른 신입직원 1명이 충원되어 총 4명의 4월달 신입입사자들이 회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깔끔한 노트북(그램) 과 모니터가 신규입사자들에게 제공되었고, 자리는 파티션으로 나눠져있어서 쾌적하게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는 것이지만 요즘은 직원간의 소통을 위해 파티션을 치우고 각 자리를 구분없이 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어떤 회사는 한 줄에 직원 3명이 파티션 없이 앉게 해놨는 데,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회사들에서 갖은 핑계 (소통, 금전적)들로 점점 개인공간을 없애는 것 같아서 서글프네요). 

 

 

신입이라 실무에 직접 투입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여 회사차원에서도 신입직원들에게 많은 교육을 해줬고, 그때까지 배울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습니다 (인턴기간은 총 3개월이였습니다). 입사동기들끼리는 회사 다니면서 친밀하게 잘 지냈고, 외부교육 있을 때에도 거의 같이 나갔기 때문에 함께 있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인턴기간에는 회사 내부, 외부 교육을 많이 들었고, 교육 이후에 요약자료를 정리하여 과제로 제출했습니다. 물론 학교가 회사는 아니였기 때문에 교육 이외에 필요한 경우 해외 규격, 가이드라인 번역 및 기타 인허가 문서 작성등을 보조하는 업무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회사 내부에서 받는 교육은 원론적인 얘기가 많았고, 실무를 경험하지 않다보니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할당받은 교육이나 업무가 없는 경우에는 각자 자리에서 자습을 했었는 데, 이게 상당히 곤욕스러웠습니다. 본인의 경우에는 ISO 14971 (국제 의료기기 위험관리규격) 와 IEC 62366-1 (국제 의료기기 전기,기계적 안전규격) 를 봤었는데, ISO14971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고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이해가 쉬웠었습니다. 문제는 IEC 62366-1 은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수백 페이지), 세부 요구사항들은 의료기기 설계, 개발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해하기가 어려운 공학적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본인은 회사 자습시간에 너무 피곤해서 종종 졸기도 했고, 심한 경우에는 화장실이나 공실에 가서 졸고 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네요.

 

 

그에 반해 인허가 업무보조를 조금씩 하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었고, 또 열심히 했었습니다. 회사의 다른 선임직원들을 보조해서 일을 했고, 주로 맡아서 했던 것들은 위험관리보고서 내용과 소프트웨어 밸리데이션 내용을 작성하는 것, 그리고 사용자 매뉴얼 검토 등이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밸리데이션이랑 위험관리보고서를 어떻게 컨설팅회사 신입직원이 작성해요? 그거 개발문서 아닌가요?'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상당수의 의료기기 제조회사들은 의료기기 인허가 문서에 포함되는 개발문서 중 많은 부분을 설계, 개발 담당자들이 작성하지 않아왔습니다. '인허가 문서인데 그걸 왜 우리가 작성해? 당연히 인허가 담당자들이 해야하는거 아냐?' 라는 이유지요. 현업자들이 아닌 이상 잘 모르는 의료기기 업계의 어두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문서 상에 큰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즉, 문서에다가 티나게 구라를 치지 않는 이상), 심사과정에서 심사자가 알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허가 컨설팅회사에서 여러번 일을 해본 사람들은 딱 보면 이 문서가 개발자가 썼는지 인허가 담당자가 썼는지 싸이즈가 바로 나옵니다. 문제는 제조회사 RA 담당자들도 이런 자질구레한 문서작업이 귀찮고 (그 예로, 의료장비의 경우 위험관리항목들이 상당히 많음), 또 까다로운 부분도 있다보니 컨설팅회사에 의뢰할 때 위험관리와 관련된 문서 작성도 함께 의뢰하게 됩니다. 이런 귀찮음과 노가다가 흘러흘러 결국에는 저같은 인턴까지 오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여러번 사이드업무를 보조해서 하다보면 규격에 대한 이해 및 문서 작성 스킬들이 늘게 됩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어느정도 위험관리와 소프트웨어 밸리데이션 쪽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턴 시절이 한참 지나고 나서 동기들과 함께 있을 때 입버릇마다 하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인턴 때가 좋았다' 라고요. 여기에 덧붙혀, '번역업무' 나 '업무보조' 같은 것들은 수십개고 백개고 할 수 있다고 얘기했었습니다. 사실 인턴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은 완전 순한 맛에 불과했습니다. 진정한 의료기기 인허가의 불지옥맛은 인턴 기간이 끝이 날 즈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자질구레한 업무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료기기 인허가 컨설팅 업무를 맡아 처리해야 했었습니다. 회사에서도 그걸 원했기 때문에 저의 수습기간을 기다려주었던 것이였구요. 3개월의 인턴 기간이 끝나고, 저는 2019년 7월부터 정직원으로 전환되어 어엿한 회사의 일원으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실무는 6월쯤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즉, 6월부터 저만의 개별 프로젝트를 할당받아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업무 지시와 전체적인 방향 가이드는 회사의 PM분이 해주셨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정직원 전환 전 6월에 젓 프로젝트를 맡아 PM분과 함께 프로젝트 진행 미팅에 참여하게 된 경험글로 내용 이어가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